앞으로 자랄 머리에는 속관리, 이미 자란 머리에는 겉관리.
트리트먼트를 하면 부드러워지는데, 머리는 자꾸 끊어집니다. 왜 그럴까요?
머리카락 끊어짐은 모발의 중간이나 끝이 부러지는 현상입니다. 반복된 탈색·펌, 뜨거운 열, 거친 빗질은 머리카락을 약하게 만듭니다. 표면뿐 아니라 내부 구조도 손상될 수 있습니다. [8]
머리카락이 두피에서 빠지는 현상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부드러운 촉감만으로는 머리카락 속까지 알 수 없습니다. 자꾸 끊어지는 머리를 이해하려면, ‘속빈 모발’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의 핵심
- 속빈 모발: 내부에 미세한 빈 공간이 많아진 상태를 설명하는 말입니다. 내부 다공성과 모발 강도를 함께 비교한 연구가 있습니다.
- 속관리: 앞으로 자랄 머리카락을 위해 몸과 두피의 상태를 돌보는 관리입니다.
- 겉관리: 이미 자란 머리카락이 더 상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관리입니다.
속빈 모발, 머리카락 속에도 빈틈이 생깁니다#
겉으로는 한 올의 머리카락이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속에 미세한 빈 공간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모발 내부에 미세한 빈 공간이 많아진 상태를 ‘속빈 모발’¹이라고 설명합니다.
2025년 일본 밀본 연구진은 20대 여성 5명의 모발을 채취해, 탈색한 부분과 처리하지 않은 부분을 비교했습니다.
탈색한 모발에서는 내부 빈 공간의 수가 약 2.1배, 빈 공간의 평균 부피가 약 1.2배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실험 조건에서 탈색이 머리카락 내부 구조까지 바꾼 것입니다. [1]
그림 1. 미처리 모발과 탈색 모발의 내부 비교

왼쪽(a)은 미처리 모발, 오른쪽(b)은 탈색 처리 모발입니다. 연구진은 내부의 어두운 부분을 빈 공간으로 해석했습니다. 두 이미지의 눈금은 모두 10μm입니다.
출처: Kimura·Suzuta·Ito, 2025, Figure 4. 원본 그림을 발췌하고 한국어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CC BY 4.0에 따라 사용했습니다. [1]
속빈 모발은 당기는 힘에 더 약했습니다#
그렇다면 내부의 빈 공간은 머리카락의 힘과도 관련이 있을까요?
2023년 국내 연구진은 내부에 다공성 구조가 있는 모발과 없는 모발을 비교했습니다. 다공성 모발은 더 쉽게 구부러졌고, 잡아당기는 힘에 버티는 강도도 낮았습니다. [2]
머리카락이 잘 끊어지는 이유를 겉면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물론 끊어지는 머리카락이 모두 속빈 모발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연구는 모발의 힘을 이해할 때 표면과 내부 구조를 함께 보아야 한다는 근거가 됩니다.
같은 펌약인데, 왜 컬이 고르지 않을까요?#
펌은 머리카락 속 단백질의 결합 일부를 끊고 다시 맺어 모양을 바꿉니다. 반복해서 펌을 한 모발에서 이 결합이 줄어드는 현상도 연구에서 확인됐습니다. [3]
손상이 심한 부분은 컬을 만들고 지탱할 구조도 약해져 있을 수 있습니다. 같은 펌약을 써도 부위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 이유입니다.²
펌약뿐 아니라, 펌약이 작용할 머리카락의 상태도 중요합니다.
내부 구조와 머릿결의 관계는 「속빈 모발」에서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지금의 머리끝은 오래전에 만들어졌습니다#
머리카락은 대략 한 달에 1cm씩 자랍니다. 이 속도로 계산하면, 두피에서 30cm 떨어진 머리끝은 약 30개월 전에 만들어진 부분입니다. 실제 성장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4]
뿌리 가까운 부분은 비교적 최근에 자랐습니다. 반면 머리끝은 그동안 빗질과 드라이, 염색과 펌을 여러 번 겪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머리끝을 손질하는 일과 새로 자랄 머리를 돌보는 일은 구분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의 머리끝을 보호하는 동안, 앞으로 자랄 머리카락도 관리해야 합니다.
속관리, 앞으로 자랄 머리를 위해#
새 머리카락은 두피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는 몸이 공급하는 영양이 필요합니다. 이미 밖으로 자란 모발은 죽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어, 살아 있는 피부처럼 스스로 상처를 회복하지는 못합니다. [5]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 식사량을 심하게 줄이고 있다면, 새 머리카락을 만드는 데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세요. 두피에 염증이나 불편함이 있다면 그 원인도 확인해야 합니다.
속관리가 이미 끊어진 머리카락을 다시 이어주지는 않습니다. 속관리가 돌보는 대상은 앞으로 자랄 머리카락입니다.
지금까지 트리트먼트만 바꿔왔다면, 관리할 대상을 하나 더해보세요.
겉관리, 지금의 머리를 보호하려면#
린스와 트리트먼트도 필요합니다. 머리카락 사이의 마찰을 줄여 빗질을 쉽게 하고, 빗질 중 끊어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실제 모발 실험에서도 컨디셔너를 사용했을 때 끊어짐이 줄었습니다. [6]
겉관리의 효과가 표면에만 한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앞서 소개한 2023년 연구에서는 특정 성분을 넣은 샴푸로 모발을 7회 처리한 뒤, 내부 다공성 감소와 윤기 증가도 관찰했습니다. [2]
다만 이런 보강이 머리카락을 살아 있는 조직처럼 재생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부드러워졌다고, 머리카락 속까지 처음 상태로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머리가 덜 끊어지도록 다음 네 가지부터 실천해보세요.
- 빗이 걸리면 멈추세요. 린스나 컨디셔너로 마찰을 줄이고, 엉킨 끝부분부터 조금씩 풉니다.
- 수건으로 비비지 마세요. 머리카락을 감싸 물기를 흡수시킵니다.
- 열을 낮추세요. 드라이어와 고데기는 낮은 온도로 사용하고, 같은 부분에 오래 대지 않습니다.
- 탈색·펌을 서두르지 마세요. 이미 끊어지는 부분이 있다면, 다음 시술 전에 모발 상태부터 확인합니다. [7]
관리 방법을 바꿔도 끊어짐이 계속되거나 머리숱까지 줄어든다면 피부과에서 원인을 확인하세요. [7]
앞으로 자랄 머리에는 속관리. 이미 자란 머리에는 겉관리.
끊어지는 머리끝을 손질하는 데서, 머리카락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관심을 넓혀보세요.
먹는 머릿결 관리도 궁금하다면, 머릿결 유산균의 윤기·탄력 연구를 알아보세요.
주석#
¹ ‘속빈 모발’은 내부 구조를 쉽게 설명하는 표현이며 진단명은 아닙니다. 모발에 원래 존재하는 빈 공간을 모두 손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² 펌에 관한 설명은 모발 단백질과 결합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기전적 해석입니다. 위의 다공성 연구가 펌의 컬 형성까지 직접 시험한 것은 아닙니다.
참고문헌#
[1] Kimura H, Suzuta K, Ito L. Evaluation of Internal Structure in Bleached Hair Using Small Angle X-ray Scattering and X-ray Computed Tomography. SPring-8/SACLA Research Report. 2025;13(4):250–254.
[2] 박현섭·손성길·강내규·이익현. 광학 현미경을 이용한 모발 내부 다공성 평가 및 모발 내부 밀도 증가를 통한 윤기 증가 연구. 대한화장품학회지. 2023;49(3):225–230.
[3] Ogawa S, et al. Action of Thioglycolic Acid and L-Cysteine to Disulfide Cross-Links in Hair Fibers during Permanent Waving Treatment. Sen’i Gakkaishi. 2008;64(6):137–144.
[4] DermNet. Hair loss. 모발 성장 속도와 관련 설명.
[5] Nemours KidsHealth. Hair, Skin, and Nails. 모발의 형성과 구조.
[6] Robbins C, Kamath Y. Hair breakage during combing. III. The effects of bleaching and conditioning on short and long segment breakage by wet and dry combing of tresses. Journal of Cosmetic Science. 2007;58(4):477–484. 초록.
[7]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How to stop damaging your hair.
[8] DermNet. Defects of the hair shaft.
연구 정보: 참고문헌 1은 밀본 연구진, 참고문헌 2는 LG생활건강과 한국공학대학교 연구진이 수행했습니다. 모발 시료를 이용한 실험 결과이며, 특정 소비자 제품의 효과를 보증하는 자료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