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의 변화와 영양 부족이 함께 작용한 실험
생쥐 실험은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오틴이 부족한 먹이와 특정 항생제를 함께 투여한 생쥐에게서 탈모가 나타났습니다.
같은 먹이를 먹어도 결과는 달랐습니다. 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같은 먹이를 먹었는데, 왜 털이 빠졌을까요?#
2017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생쥐의 먹이와 항생제 조건을 달리해 털을 비교했습니다. 먹이에서 제외한 영양소는 비오틴, 즉 비타민 B7이었습니다.
실험 조건 | 관찰 결과 |
|---|---|
비오틴을 제외한 먹이 | 뚜렷한 탈모 없음 |
일반 먹이 + 반코마이신 | 뚜렷한 탈모 없음 |
비오틴을 제외한 먹이 + 반코마이신 | 탈모 발생 |
비오틴 부족과 특정 항생제가 함께 주어졌을 때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을 살펴봤습니다. 논문 그림 1
차이는 장내 미생물에 있었습니다#
반코마이신을 투여한 뒤, 이 항생제에 견디는 특정 세균이 장에서 크게 늘었습니다. Lactobacillus murinus라는 세균입니다.
세균의 전체 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어떤 세균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지가 달라졌습니다. 논문 그림 2 및 결과
그렇다면 늘어난 세균은 장에서 무엇을 했을까요?
장내 세균이 영양소 이용을 바꿨습니다#
이 세균은 비오틴을 만들지 못하면서 소비했습니다. 탈모가 나타난 생쥐에서는 장과 혈액의 비오틴 농도가 낮아졌습니다.
현미경으로 보니 털 줄기가 끊어져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털이 약해진 것이 탈모 모습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오틴을 복강에 주사했을 때 모발 성장이 회복되는 결과도 확인했습니다. 이는 이 실험에서 비오틴 부족이 털의 변화에 관여했음을 뒷받침합니다. 논문 결과·그림 1·5
먹이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만으로는 설명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그 영양소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중요했습니다.
사람의 탈모도 장과 관련이 있을까요?#
이 연구는 특정 영양 조건에서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생쥐의 털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사람에게도 같은 과정이 일어나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결과를 곧바로 항생제 중단이나 비오틴 보충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실험은 머리카락을 살펴보는 질문을 넓혀줍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머리카락을 살펴봅니다. 얼마나 빠지는지, 쉽게 끊어지는지 확인합니다. 여기에 “몸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더해볼 수 있습니다.
식물을 살필 때 밭도 보듯, 머리카락을 살필 때 장에도 관심을 기울여보자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 ‘밭’은 장을 뜻합니다. 영양소가 이용되고 미생물이 활동하는 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비유입니다.
생쥐의 털에서 발견한 문제를 따라갔더니,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에게서는 어떤 일이 관찰됐을까요? 다음 글에서는 분변이식술을 받은 뒤 탈모 부위에 머리카락이 다시 자란 사례를 살펴봅니다.
참고문헌#
Hayashi A, Mikami Y, Miyamoto K, et al. (2017). Intestinal Dysbiosis and Biotin Deprivation Induce Alopecia through Overgrowth of Lactobacillus murinus in Mice. Cell Reports, 20(7), 1513–1524.